주짓수 느낀점

2021. 10. 21. 00:04주짓수

요즘 들어 보면 체육관에 주짓수 관원이 많이 들어오는 거 같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가 아는 기술에 대해서 가르쳐 줄 기회가 많아졌는데

가르치다 보니 옛날 내 모습도 생각나고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마주했다.

 

옛날 주린이 일때는(물론 지금도 성장 중인 주린이 이다.) 나 또한 의욕이 넘쳤고 하루빨리 기술을 배워서 일취월장하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처럼 되지않았고 앞서는 의욕을 따라가기 위해 발버둥 치던 나의 몸은 상급자에게 던져져서 얼굴 낙법을 하기 부지기수였다.

그렇게 현실을 마주하면서 내가 받은 피드백은 "주짓수에는 삶이녹아있다." 였다.

 

김연아가 이런말을 했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말 해석은 좋은 순간도 힘든 순간도 한순간이다.

그 순간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것 이 중요하다고 라고 하였는데.

사람이 삶을 살면서 힘든 일도 겪고 좋을 때도 있는 것처럼 주짓수도 이와 비슷한 이치가 통했다.

 

주짓수에서는 좋은 포지션을 점했다고 해도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상대방의 무게중심 이동을 세심히 관찰하며 상대방의 스윕을

저지해야 하며 좋은 포지션을 점한 것을 기반으로 상대방의 체력을 소모시켜 포지션 체인지를 통해 점수를 더 얻거나 혹은 서브미션으로 게임을 끝내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반대로 불리한 포지션에서는 비효율적인 움직임을 자제하고 탈출을 위한 몸의 구조를 셋업하고 재빠르게 스윕을 통해서

유리한 포지션을 점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런 대목에서 주짓수에서의 핵심이 삶을 지혜롭게 사는 것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부터는

악으로 깡으로 상대방을 넘기는 데에 초점을 두는 게 아니라 내 몸의 포지션은 효율적으로 힘을 쓸 수 있는 포지션인지

그런 포지션에 해당한다면 어떻게 힘을 쓰는지에 초점을 두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비효율적인 움직임은 줄었고 체력은 비축되었다.

어떤 포지션에서 어떻게 힘을 쓸 줄 알고 있으니 나보다 20kg, 30kg 더 많은 근육맨들과의 스파링에서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그렇게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근육몬을 넘겼을 때는 정말 기뻤다.

 

그렇게 내가 삶을 대하는 자세와 삶을 살아가며

내가 목표하는 것을 이루는 방식에 대한 접근과 생각하는 방식도 많이 바뀌었다.

 

중요한 것을 깨달은 느낌이었고 그때부터 주짓수가 너무 재밌어졌다.

 

사실 내가 코딩을 하면서 느끼는 게 주짓수와의 그것과 많이 닮아있어서 코딩을 계속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객관적인 시선으로 봤을 때 "그 복잡한 영어 덩어리들의 모임을 왜 보고 있냐?"라고 질문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주짓수로 예를 들면 그 주짓수에서의 이치 즉 힘의 작용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려면 어떤 상황에서는 어떤 구조 이런 식으로 패턴화 되어있는데 코딩은 정말 한치에 오차도 허용하지 않고 작용한다. 모든 요소들이 올바른 곳에서 올바른 형식으로 쓰일 때 작동하는 것.

이러한 점을 알고 있으니깐 내가 설계한 코드가 설계되고 잘 작동하는 거에 있어서 큰 성취감을 느끼는 것 같다.

마치 내가 나보다 무거운 사람을 넘겼을 때처럼

 

라고 글을 썼는데 사실이건 예전에 깨달은 것이다..ㅋ 

 

이런 사고 과정이 있던 이후에는 내 주짓수 학습방식은 go to the fundamental 근본으로 가자였다.

근본! 근본! 을 외치며 좀 더 효율적인 움직임 효율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법에 대해 집중했고 나름의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 온 관원들을 가리키면서 내가 느낀 것은 "나 생각보다 못하잖아??"라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신입관원들이다 보니 암트기 세트와 기본적인 가드패스 정도만 가르쳐 줬는데

가리키다 보니 자주 쓰는 암바 기무라 같은 거는 무리 없이 잘 가르쳐 줬는데 가드패스의 경우 상당히 엉성했더랬다.

대충 길만 알지 detail의 완성도가 많이 떨어지는 느낌을 나 스스로 많이 받았고

정식 코치는 아니지만 다른 사람에게 지식을 전파하는 사람으로서 좀 부끄러웠다.

 

근본! 근본! 을  외쳐됐지만 정말 중요한 것을 까먹었다.

 

주짓수에서의 기술은 칼과 같다.

내가 얼마나 그 기술을 많이 써보고 얼마나 그 기술에 detail에 대해 많이 알고 detail을 시도해보고 내 것으로 만들고

안되는 것은 수정 보안하고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서 비로소 실전에서 쓸 수 있는 주짓수 기술 하나 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하나 말이다. 하나

 

그래서 처음 시작할 때는 가드패스도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하나만 먼저 집중적으로 익힌다. 가드패스 를 여러가지 변칙적으로 쓸 수 있으면 좋지만 내가 배려고 하는 것(상대방의 가드)이 철이라면 철을 밸 수 있는 하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근데 나는 여러 가지를 알고 있었지만 전부다 나무 짚신 베기용 칼이었다.라는 느낌이었다.

 

살짝 소름이 돋는데 go to fundamental에서 결국 go to basic이다.

(정말 서울대 수석 합격은 교과서를 보고 공부했을까..?)

기본이 중요하다던 수많은 사람들의 말이 귓가를 지난다. 그걸 직접 겪으니 소름이 돋는다.

(어쩌면 정말 교과서 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블로그의 주짓수 카테고리 연재 방향을 

 

가드패스 1개 

사이드포지션 셋업과 셋업에서의 어택

마운트 포지션 셋업과 셋업에서의 어택

남북 가드 셋업과 셋업에서의 어택

각각 포지션에 대해서 굵직 굵직하게 하나를 다루고 집중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다.

 

 

 

 

 

 

 

 

'주짓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북가드  (0) 2021.12.07
힘의사용  (0) 2021.11.23
갑자기 온 목감기 안녕 ! 그리고 hello! jiu_jit_su  (0) 2021.11.09
스파이더 가드 - > 라소가드 상황에서 스윕전략  (0) 2021.10.06